

귀촌생활은 하루 하루가 새롭다.
화장실 창 너머로 앙증맞은 제비꽃을 발견한 것은 귀촌 3년만이다.
수시로 지나쳤던 이웃집이 매화에 둘려쌓여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도 오늘이 처음이다.
하지만 저 이웃집에 누가 사시는지 아직 잘 모른다..
어쩌면 아무도 안살고 있을지도 ...
어느 시골이나 그렇듯 우리동네에도 빈 집이 많다.
바닷가에 산책다녀오는 길에 50%는 빈 집인듯 하다.
뒷집은 2년전 프랑스인 남편과 한국인 아내가 이사와서 리모델링을 하길래 내심 무척 반가웠다.
1년중 대부분은 프랑스에 있고 2달동안 한국에 있는데
남편인 줄리앙은 1년동안 무성해진 잡초제거에 화단정리에 일만하다 좀 깨끗해 졌다하면 프랑스로 돌아간다..
나로선 이해가 안되지만
그 부부도 내가 이해가 안될것이다.
쓰러져가는 구옥을 수리도 안하고 살고 있으니 말이다.
대문도 없고 마당앞에 있는 창고는 태풍이 불면 벽이 내려앉을 지경이고 겨울엔 너무나 춥다.
한겨울에 심야전기보일러로 16도씨로 맞추어 놓았더니 한 달 전기료가 50만원에 육박했다.
3년째 한겨울에는 이 곳을 떠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그러나 집 바로위 언덕에 매화밭에서 마당으로 집안으로 흘러들어오는 매화향기와 꽃비 그리고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바다의 석양을 바라볼 때면 시간과 공간을 잊고
정말 왜그런지 모르겠는데 진한 그리움에 눈물이 난다.
그 그리움이란 어떤 대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석양의 붉은 빛이 눈에 닿으면 저절로 눈이 감기고 코끝을 자극하는 향기가 머리 속 어딘가 아주 깊숙한 곳을 스치는데
아주 오래 오래전에 그리웠던 곳에 돌아 온 기분이 들어 나도 모르게 뺨에 눈물이 흐른다.
하지만 내 인생 어느때도 매화꽃과 함께 살아본 시간은 없었다.
하물며 매실이 매화의 열매라는 것을 안 것도 한 10여년 안밖이다.
그저 매화는 사군자의 하나의 소재로 봄에 가장 먼저 피는 꽃으로 알고 있을 정도이고 매실은 엄마가 늘 새콤하게 담아주시던 장아찌로 서로 상관없는 의미였다.
아무래도 올 겨울에 또 후회할지언정 지금이 좋다.
내일 안과에 예약을 해서 광주에 올라가야했는데 다녀오면 꽃이 다 떨어지고 늦둥이 홍매 하나가 있는데 아직 꽃멍울만 맺혀 있는데 혼자서 피우게 할 수 없어서 1주일 연기를 했다.
내일 날씨가 좋으면 과수원에 의자하나 두고 꽃비를 실컷 맞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