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마련된 나의 골방 또는 베이스 캠프인 이곳은 생활환경은 너무나 열악하지만 내가 온전히 쉬고 충전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점심 약속이 있고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아버지 산소에 들러 엄마에게 갈 계획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
이번엔 친구들과의 약속은 잡지 않았다.
아직도 현직에 있는 친구들은 그들만의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그 곳을 떠난 나는 그들의 진지한 이야기가 가볍고 집중이 안되기 때문에 그런 내 속마음을 들킬까 걱정되기도 하기때문이다.
느린 내 생활방식이 여행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여행준비는 늘 번거롭고 바쁘다.
강아지 사료에 내 영양제 밑반찬 한두개 얼린 밥과 오래되서 무거운 노트북 ....
젓가락 하나라도 빠뜨리면 불편함은 오롯이 감수해야한다.
문단속은 하지 않아도 이 곳도 단속해야할 것도 하나둘이 아니다.
겨우 일주일 남짓이지만 이곳의 변화가 많을 것이다.
이틀만에도 없던 꽃을 발견했다. 2년전쯤 어느 습지를 산책하다 분양해 온 보라색 꽃을 화단 끝에 심고 잊고 있었는지 잡초처럼 싹이 올라오더니 이틀만에 보라색 꽃이 피었다. 창포인가? (나는 꽃이름을 잘 모른다.)

동네 이모님들이랑 이장님이 돈도 안되는 매실나무는 베어버리라고 하는데 나는 아직 다른 나무를 찾지 못하고 있다.
관리안해도 되는 나무를 찾다보니 ...
매실을 관리안해도 봄에 큰 행복을 선물한다.
겨울끝에 찾아오는 화사함과 그윽한 향기..그리고 흩날리는 꽃잎까지...
벌써 이만큼 굵어졌으니 일주일 후 돌아오면 더욱 실해져 있으리라.

대파도 꽃이 핀다는 사실..
그리고 대파가 1년생이 아니라는 사실..
2년전 시장에서 대파 한단을 샀는데 양이 너무 많아 나머지는 과수원 귀퉁이에 심었는데 겨울이 되어도 죽지않고 살아있더니 드디어 꽃을 피었다.

오디나무도 1주일 뒤에는 익어있으리라...
이 계절의 시골은 한시간 한시간 변한다.
없던 꽃이 피어 오르고 열매를 맺고 벌레에게 먹이고 새에게도 나눠주며 씨앗을 남기려 최선을 다한다.
이름모를 잡초들도 나름 예쁜 꽃을 피고 길을 없애고 자신의 영역을 넓여간다.
지난해는 애초기를 사서 몇번 시도 했는데 올해는 포기?하고있다.
이웃 아저씨가 밀림이 되어가는 과수원을 보고 약값만 주면 제초제를 뿌려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기겁을 했다.

여행을 떠날때는 늘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00가 좋아하는 바닷가..
내가 좋아하는 바닷가...
맨탈이 무너지는 날이면 바다의 수평선에 눈을 맞추고 평정을 되찾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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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가 되어간다.
밥을 하고 마당을 정리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머위를 채취하고 ...
그렇게 여행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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